오래전에 사과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그 나무에게는 귀여운 소년 친구가 있었다.
나무는 매일같이 소년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다. 소년도 그 나무를 좋아해 매일
그 나무에게 와서 나무에게서 떨어지는 나뭇잎을 열심히 주워모아 왕관도 만들기도 하고,
나무기둥을 따라 올라가 매달리며 그네도 탔다. 그리고 그 열매인 사과도 따먹기도 했고,
때로는 나무 주위에서 숨바꼭질을 즐기기도 했다. 놀다 지치면 나무밑 그늘에서 낮잠을 자기도 하였다.
그러는 사이 세월이 흘러, 소년이 차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무는 홀로 있을 때가 많아졌다.
그럼에도 사과나무는 가끔씩 찾아오는 소년에게, 소년이 필요로 하는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면서 행복해 했다.
하지만 도시로 나간 소년이 연이은 실패로 늙고 지친 몸으로 돌아와 나무에게 많은 요구를 하게 된다.
나무는 소년이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자신의 열매인 사과를 팔게해서 돈을 구해주고,
집이 필요하다고 할 때에는 자신의 줄기를 주어 짓게하고, 배가 필요하다고 할 때에는
그루터기만 달랑 남겨두고 몸통까지 베어 배를 만들 수 있게 도와 준다.
결국 나무에게 남은 것은 밑둥밖에 없게 되었으나 나무는 소년이 피곤하다고 할 때, 이렇게 말한다.
“자 앉아서 쉬기에는 늙은 나무 그루터기가 제일이야. 이리와 앉아. 앉아서 쉬도록 해.”
“소년은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습니다.”